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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人] 박세령 과장 “펜싱, 긴장을 찌르는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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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안에 파이터 기질이 숨어 있었나봐요.”

긴 생머리에 하얀 언굴, 단아한 복장. 박세령 인모비 과장의 첫인상은 ‘천상 여자’였다. 소란스러움이나 격렬함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그래서 조용한 취미 활동을 즐기지 않을까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박세령 과장은 자신의 취미는 ‘펜싱’이라고 자신있게 소개했다. 신사의 스포츠라고 불리지만 고도의 집중력과 순발력이 뒷받침돼야 즐길 수 있는 그 펜싱 말이다.

pensing main

나이 서른이 넘어가면서 박세령 과장은 체력이 예전같지 않음을 느꼈다. 요가나 헬스를 할까도 생각해봤지만 너무 무난했다. 운동신경이 뛰어난 편은 아니어서 구기종목에도 눈이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집에서 숨쉬기 운동만 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가슴 한켠에 자리잡은 무언가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격렬하면서도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운동을 하고 싶었다.

“헬스장에 가면 반복적인 운동만 하잖아요. 재미를 못느끼겠더라고요. 그렇다고 복싱을 하기엔 좀 과할 것 같고…. 몸을 좀 적당히 움직이며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펜싱을 추천받았습니다. 그 때부터 하게 됐어요.”

마침, 집 근처에 예전 펜싱 국가대표인 김영호 선수가 운영하는 펜싱장이 있었다. 박세령 과장은 한달음에 달려 펜싱 강좌를 수강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번씩 꾸준히 펜싱장을 찾았다. 평일에 퇴근하고 펜싱장으로 달려간 2년 동안 박세령 과장은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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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까지만 해도 아무 생각없이 가만히 있는 걸 즐겼습니다. 그런데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바로 무너지더라고요. 일을 하면서 쉽게 지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운동을 찾았는데, 펜싱이 딱이더군요.”

처음 펜싱장을 찾았을 땐 하반신 체력을 먼저 다졌다. 펜싱은 하체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이다. 허벅지 근육이 있어야 상대방을 찌르거나, 상대방의 칼을 피할 수 있다. 헬스장에서 허벅지 근육을 단련시킬 때 많이 사용하는 스쿼트 자세와 런지 자세를 연습했다.

펜싱 예절도 함께 익혔다. 펜싱은 예절을 중시하는 운동이다. 올림픽 중계에서 보는 것처럼 경기를 시작할 때와 끝날 때 인사를 나눈다. 이같은 인사를 ‘살뤼’라고 한다.

박세령 과장은 처음엔 기초 자세와 펜싱 예절과 역사에 대해서 배웠다. 어느 부위를 찔러야 하느냐에 따라 같은 펜싱이라도 종목이 갈린다. 몸통만 찌르는 펜싱은 ‘플뢰레’, 손을 제외한 상반신 전체를 표적으로 하는 경기 종목은 ‘사브르’, 머리까지 포함해 전신을 표적으로 찌르는 경기는 ‘에페’라고 한다. 박세령 과장을 플뢰레를 익히고 있다.

“처음에는 지겨웠어요. ‘내가 뭘 하는거지’라거나 ‘칼은 언제 쥐어주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두 달이 지나서야 칼을 쥐는 법을 배웠어요. 그 전엔 펜싱할 때 입는 옷도 입지 못했지요. 도중에 그만둘까도 생각했는데 뭐랄까, 칼을 잡아보고, 옷은 입어보고… 라는 식의 오기가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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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통 근처만 배회하길 두 달, 드디어 펜싱 칼을 쥐게 됐다. 칼을 잡고 전진하고 후퇴하길 반복하면서 경기 감각을 익혔다. 펜싱은 손목 힘도 다리 힘 못지 않게 중요하다. 손목과 손가락의 힘이 적절하게 분배돼야 제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칼의 감각을 자기 손에 입혀야 한다.

어느정도 칼에 익숙해지면서 상대방과 대련도 펼쳤다. 박세령 과장은 펜싱 칼을 쥐고 상대방과 대련할 때 그 쾌감을 잊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상대방과 피스트 위에서 마주보며 서로를 향해 칼끝을 겨눌 때 그 긴장감이 너무 좋단다.

“경기를 하려면 상대방의 심리를 읽어내야 하고, 상대방의 칼 끝을 피하면서 어떻게 찔러야 하나 고민하게 되지요. 집중하지 않으면 찔릴 수 밖에 없으니 경기할 땐 다른 모든 걸 잊고 경기 순간만 생각합니다. 그 기분이 너무 맘에 들더군요.”

펜싱은 직장생활에도 도움을 줬다. 경기할 때 집중하다보니 저절로 집중력이 향상됐고, 경기할 때 예의를 중시하다보니 사업 파트너에게도 정도를 지킬 수 있게 됐다. 무리하게 칼로 상대방을 찌르면 자신의 펜싱 칼이 부러진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

“앞으로 펜싱에 더 욕심을 내보려고 합니다.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서 상도 타보고 싶어요. 그러려면 지금보다 더욱 부지런히 펜싱을 연마해야겠지요. 나이와 상관없는 운동이니, 이왕이면 오래 꾸준히 즐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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